국내주식시장 숙청·경영개입·이윤갈취…너무도 기묘한 트럼프식 ‘국가자본주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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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또또링 작성일25-08-22 01:30 조회0회 댓글0건관련링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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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주식시장 ‘자본주의 수도’인 미국 뉴욕에서 지난달 사회주의자인 조란 맘다니가 뉴욕시장 민주당 후보로 선출되자 미 기업 최고경영자(CEO)들은 경악했다. 이들은 맘다니의 당선을 막아야 한다며 정치자금을 모으는 등 총력전을 펼치는 중이다.
하지만 정작 미국의 자본주의를 위험에 빠뜨린 사람은 따로 있다. 개별 기업의 의사 결정에 개입하고, 이윤 일부를 ‘갈취’하고, 심지어 지분 장악까지 시도하면서 ‘국가자본주의’로 미국의 뱃머리를 돌리려 하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다. 국가자본주의란 국가가 민간기업의 경제활동을 대신 결정하고, 생산수단을 국유화하려는 경제체제를 말한다.
월스트리트저널(WSJ)·포천 등 미 주류 경제지들은 전통적으로 애덤 스미스, 밀턴 프리드먼의 자유시장주의를 숭배해 온 공화당이 트럼프 대통령하에서 마르크스주의, 심지어 중국식 마오주의로 변모해가고 있다고 지적한다.
①CEO 표적 공격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마윈 알리바바 창업자를 쫓아냈던 것처럼, 트럼프 대통령은 최근 립부 탄 인텔 CEO를 집요하게 공격하며 사임을 압박하고 있다. 그가 중국 공산당·인민해방군에 광범위하게 연루돼 있다는 이유에서다. 그러나 제프리 소넨펠트 예일대 경영학 교수와 CEO 출신 경제인들은 포천에 공동 기고한 글에서 “중국에서 사업을 하는 기업인들은 중국 경제 3분의 1 이상을 장악하고 있는 중국 공산당과 어떤 형태로든 관계를 맺을 수밖에 없다”며 표적 탄압이라고 지적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관세가 경제에 미칠 영향을 분석한 골드만삭스 보고서가 마음에 들지 않는다면서 데이비드 솔로몬 CEO를 공개적으로 조롱하기도 했다. 그러면서 “골드만삭스는 관세로 수조 달러가 들어오고 있는데도 이를 인정하지 않는다”며 해당 보고서를 작성한 수석 이코노미스트를 해고하라고 압박했다.
②자기 뜻 안 따르면 숙청
트럼프 대통령이 자기 뜻에 반하는 인사들을 내쫓는 것은 시 주석이 권력 강화를 위해 지속적으로 측근을 숙청하는 것을 떠올리게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일자리 통계가 나쁘게 나왔다는 이유로 노동통계국장을 해임한 것이 대표적인 예다. 이는 국가가 경제 통계 작성에 개입한다는 의혹을 받는 중국과 같은 길을 가는 것이라는 우려를 사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금리를 내리지 않는 제롬 파월 연방준비제도이사회(Fed·연준) 의장도 집요하게 공격해왔다. 그것도 모자라 이제는 파월 의장의 측근인 리사 쿡 연준 이사의 해임까지 요구하고 나섰다. 쿡 이사가 과거 주택담보대출을 위해 은행 서류를 조작했다는 이유에서다. 이는 연방주택금융청이 쿡 이사의 거래 기록을 탈탈 털었다는 뜻이다.
③민간기업 의사결정까지 쥐락펴락
코카콜라 마니아로 유명한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달 코카콜라 CEO에게 옥수수 시럽을 사탕수수 설탕으로 대체하라고 지시했다. 사탕수수가 옥수수 시럽보다 건강에 더 좋다는 과학적 증거가 없는데도, 트럼프 행정부의 ‘미국을 다시 건강하게’(MAHA) 기조에 맞추라고 기업을 압박한 것이다. 대통령이 개별 기업의 사업 방식에 이 정도로 시시콜콜 개입하는 것은 얼마 전까지 상상도 할 수 없었던 일이다. 원료 교체가 코카콜라 매출에 미칠 영향은 트럼프 대통령이 아닌 이사회와 주주의 몫인 것을 감안하면 반자본주의적인 개입이다.
트럼프 행정부는 앞서 일본제철의 US스틸 인수를 허락하는 조건으로 미국 정부가 ‘황금주’를 가지겠다고 해 논란을 부른 바 있다. 미국 정부가 특정 기업의 의사결정에 실질적인 ‘거부권’을 행사하겠다는 것으로, 이 역시 전례가 드물다.
④이윤과 지분 강요
트럼프 행정부의 노골적인 국가자본주의화는 기발한 방식으로 계속 진화하는 중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반도체 기업인 엔비디아와 AMD에 중국 수출을 허가하는 대가로 중국에서 올린 수익의 15%를 정부에 납부하라고 요구했다. 수출 통제를 해제해 줄 테니 사실상 ‘수출세’를 내라고 강요한 것이다. 이는 뇌물이나 협박에 해당할 수 있다고 미국의 경제·법 전문가들은 지적한다.
트럼프 행정부는 급기야 반도체법에 따라 보조금을 받고 미국에 공장을 짓는 기업들의 지분 인수를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로이터통신은 삼성과 TSMC, 인텔 등이 대상으로 거론된다고 보도했다. 미국의 반도체 부흥을 위해 해외 반도체 기업 공장을 자국 내 유치하는 대가로 보조금을 주겠다고 해놓고는 그 대가로 지분을 가져가겠다는 것이다. 하워드 러트닉 상무장관은 의결권을 행사하지 않겠다고 밝혔지만, 이종환 상명대 시스템반도체 교수는 “누가 처음부터 경영간섭을 하겠다고 말하겠나. 트럼프 행정부의 행보를 보면 앞으로 어떻게 전개될지 알 수 없다”고 말했다. “AI 반도체는 군사적으로도 활용될 수 있어 트럼프 정부가 어떻게든 장악력을 높이려 할 것”이란 우려다.
그러나 ‘자유시장 경제’를 설파해왔던 미 상공회의소를 비롯한 기업 단체들은 조용하기만 하다. CNN은 “조 바이든 행정부 시절에는 메디케어 가격 협상 조항을 두고서도 ‘정부가 견제받지 않는 권한’을 남용하고 있다고 소송을 제기했던 상공회의소가 정작 트럼프 정부의 공격적인 민간 기업 개입에는 아무런 언급을 하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소넨펠트 교수 등은 포천에 “트럼프 행정부의 행보는 맘다니를 (자본주의의 상징인) 록펠러처럼 보이게 만드는 효과를 내고 있다”면서 “미 기업인들이 트럼프 대통령의 시장 자본주의 공격에 무릎을 꿇고 있다”고 말했다.
MBC 지배구조를 개선하는 내용의 방송문화진흥회법 개정안이 21일 국회를 통과했다. 국민의힘이 이날 필리버스터(무제한 토론)에 돌입한 한국교육방송공사(EBS)법이 22일 가결되면 ‘방송 3법’ 입법이 모두 마무리된다. 노동조합법 2·3조 개정안(노란봉투법)과 상법 2차 개정안도 여당 주도로 본회의 처리 수순을 밟을 것으로 전망된다.
국회는 이날 열린 본회의에서 출석 의원 171명 중 찬성 169명, 반대 1명, 기권 1명으로 방문진법 개정안을 가결했다. 국민의힘은 표결에 불참했다. 이 법안은 7월 임시국회 마지막 날인 지난 5일 본회의에 상정돼 국민의힘의 필리버스터를 거쳤고, 8월 임시국회 본회의 첫날인 이날 첫 안건으로 곧바로 표결이 이뤄졌다.
개정 방문진법은 MBC 지배구조를 개편하는 내용이 핵심이다. MBC 대주주인 방문진 이사를 9명에서 13명으로 늘리고, 이사 추천 주체를 국회 교섭단체 정당과 MBC 시청자위원회·임직원, 방송미디어 관련 학회, 변호사 단체 등으로 확대했다. 사장 후보 국민추천위원회를 설치해 사장 임명 방식 절차도 바꿨다.
이재명 대통령은 이날 페이스북에 “오늘 방문진법 통과로 공영방송의 독립성과 국민의 알 권리를 보장하는 법적 기틀이 마련된다”며 “이용마 MBC 기자가 평생 꿈꿔왔던 공정하고 투명한 언론 환경을 향한 첫걸음을 내디딘 것”이라고 밝혔다.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장인 최민희 민주당 의원은 페이스북에 “이용마 기자의 기일인 오늘 MBC 독립을 위한 방문진법이 통과돼 더욱 뜻깊다”고 적었다. 이 기자는 경영진의 편파·왜곡 보도에 항의해 2012년 MBC 파업을 주도하다 해고됐다. 2019년 암 판정을 받고 사망했다.
EBS 이사를 9명에서 13명으로 늘리고 이사 추천 주체를 넓히는 EBS법 개정안은 이날 본회의에 상정됐다. 국민의힘은 필리버스터를 하며 법안 처리에 반대했다. 첫 주자로 나선 최형두 의원은 “국민의 재산인 지상파와 국민의 방송을 국민으로부터 위임받지 않은 사람에게 넘겨도 되느냐”라며 헌법에 위반된다고 주장했다.
EBS법 개정안은 22일 본회의 문턱을 넘을 것으로 예상된다. 민주당 의원들이 이날 오전 10시43분 필리버스터 종결 동의를 제출해 국회법에 따라 24시간이 지난 후에는 종결 동의 표결이 이뤄진다. 이후 범여권 의원들 주도로 EBS법 개정안을 가결할 것으로 전망된다.
EBS법까지 처리되면 ‘방송 3법’ 입법이 모두 마무리된다. KBS 지배구조를 바꾸는 방송법 개정안은 지난 5일 국회를 통과했고 이 대통령이 지난 18일 공포했다. 방송 3법은 윤석열 정부 당시 민주당 주도로 두 차례 본회의에서 가결됐지만 윤석열 전 대통령의 재의요구권(거부권) 행사로 폐기된 바 있다.
민주당과 정부가 재계의 반발에도 입법을 마무리하겠다고 공언한 노란봉투법과 상법 2차 개정안도 조만간 처리될 것으로 보인다. 국민의힘 전당대회가 열리는 22일에 본회의를 진행하지 않기로 합의한 민주당은 오는 23~24일 두 법안이 본회의에 상정되면 순서대로 처리할 방침을 갖고 있다. 국민의힘은 두 법안에 대해서도 필리버스터를 하겠다고 밝힌 상태다.
이날 본회의에서는 추미애 민주당 의원이 신임 법제사법위원장으로 선출됐다. 이춘석 무소속 의원이 주식 차명 거래 의혹으로 민주당을 탈당하고 법사위원장직을 사퇴한 데 따른 것이다. 6선의 추 위원장은 문재인 정부에서 법무부 장관을 지냈다. 추 위원장은 “검찰과 언론, 사법개혁 과제를 완수하라는 국민의 명령으로 받아들인다”며 “권력기관 개혁을 더는 미루지 않고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아무리 머리를 싸매고 고민을 해도 해결되지 않던 문제의 답이 의외로 산책을 하거나 잠을 자고 난 뒤 떠오르는 수가 있다.
뇌과학자인 정민환 KAIST 교수(64)에 따르면 우리 뇌에는 특정 과제를 수행할 때 활성화되는 ‘과제 네트워크’와 내적 사고를 할 때 활성화되는 ‘디폴트 네크워크’가 있다. 디폴트 네트워크는 우리가 멍하니 쉬고 있을 때도 작동한다. 이 과정에서 자신도 모르게 새로운 아이디어가 떠오르는 것이다.
지난 18일 경향신문사에 만난 정 교수는 “인간을 다른 동물과 다른 특별한 종으로 만드는 것은 상상력, 창의력, 혁신 능력이며 이는 뇌의 자발적 활동과 밀접한 관계가 있다”고 말했다.
최근 출간된 <기억의 미래>(푸른숲)은 인간만이 지닌 혁신 능력의 원천인 뇌신경망의 구조를 설명한 교양과학서다. 책은 2023년 미국 콜롬비아대학교 출판부에서 나온 의 한국어판으로, 뇌과학에 관심이 있는 독자를 상정했던 영어판과는 달리 뇌과학 지식이 없는 일반인도 이해할 수 있게 구성했다.
뇌의 기억 메커니즘은 컴퓨터와는 다르다. 컴퓨터는 정해진 위치에 정보를 저장하고 필요할 때 그 정보를 꺼낸다. 정보 자체는 저장할 때나 꺼낼 때의 차이가 없다. 뇌에서는 하나의 신경망에 여러 정보가 겹쳐지는 방식으로 정보가 저장된다. 이 때문에 우리 기억은 저장될 때마다 조금씩 바뀌는데, 여기에 인간만이 갖는 창의성의 비밀이 숨어 있다.
인간의 혁신 능력과 관련해서 흥미로운 점은 뇌에서 기억을 담당하는 부위인 해마가 상상에도 관여한다는 점이다. 해마는 사건의 궤적을 저장할 뿐만 아니라 일어나지 않은 사건을 상상할 수도 있다.
“우리의 기억은 과거를 그대로 저장하기보다는 미래를 대비하기 위한 것입니다. 한정된 경험을 바탕으로 시뮬레이션을 하는 거죠. 어떤 사건을 정확하게 기억하는 것보다는 여러 가지 시뮬레이션을 해두는 것이 생존에 훨씬 유리하기 때문일 겁니다.”
시중에는 창의성을 키워준다는 책들이 쏟아지고 있지만, 정 교수는 창의성을 억지로 키울 수는 없다고 말했다. “쉬거나 자고 있을 때도 기억들이 조합이 돼서 새로운 아이디어가 떠오르는 건 누구나 다 가지고 있는 능력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억지로 키울 수는 없어요. 우리가 할 수 있는 최선은 다양한 분야에 관심을 기울이고 그 안에서 사고의 폭을 넓히는 것입니다. 독서가 가장 효율적인 방법입니다.”
정 교수에 따르면 현행 AI는 1000억개의 신경세포와 100조개의 시냅스를 지닌 복잡한 뇌를 “질적으로 조악하게 모사하는 수준”으로, “질적인 결함을 양(심층신경망의 층수와 엄청난 학습량)과 속도로 메우고” 있다. 뇌의 장점인 직관과 통찰, 공감 능력, 자기반성과 메타인지(생각에 대한 생각) 능력은 갖추지 못했다. 게다가 LED 전구 한 개(20와트)에 필요한 전력이면 충분한 뇌와 달리, AI는 엄청난 전력을 소모한다.
정 교수는 AI가 인간을 지배할 수 있다는 우려에 대해서는 단순히 계산 능력이 앞선다고 해서 인간을 지배할 수 있는 것은 아니라면서도 의사결정 권한을 AI에 과도하게 위임해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핵무기의 경우와 마찬가지로 AI를 어떻게 설계하고 누가 어떤 목적으로 사용하느냐를 인류가 스스로 결정해야죠.”
정 교수는 기초과학 분야 연구자들이 안정적으로 연구할 수 있는 제도적 지원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젊은 인재들이 의대로 쏠리는 건 안정적인 커리어 경로 때문입니다. 금전적 보상이 크지 않더라도 가슴을 뛰게 하는 연구를 안정적으로 할 수 있다면 연구자의 길을 걷겠다는 학생들이 많습니다. 대학-연구소-기업을 잇는 다양한 경로, 장기적인 펀딩, 연구자 중심 연구소 등 제도적 장치를 마련해야 합니다.”
하지만 정작 미국의 자본주의를 위험에 빠뜨린 사람은 따로 있다. 개별 기업의 의사 결정에 개입하고, 이윤 일부를 ‘갈취’하고, 심지어 지분 장악까지 시도하면서 ‘국가자본주의’로 미국의 뱃머리를 돌리려 하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다. 국가자본주의란 국가가 민간기업의 경제활동을 대신 결정하고, 생산수단을 국유화하려는 경제체제를 말한다.
월스트리트저널(WSJ)·포천 등 미 주류 경제지들은 전통적으로 애덤 스미스, 밀턴 프리드먼의 자유시장주의를 숭배해 온 공화당이 트럼프 대통령하에서 마르크스주의, 심지어 중국식 마오주의로 변모해가고 있다고 지적한다.
①CEO 표적 공격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마윈 알리바바 창업자를 쫓아냈던 것처럼, 트럼프 대통령은 최근 립부 탄 인텔 CEO를 집요하게 공격하며 사임을 압박하고 있다. 그가 중국 공산당·인민해방군에 광범위하게 연루돼 있다는 이유에서다. 그러나 제프리 소넨펠트 예일대 경영학 교수와 CEO 출신 경제인들은 포천에 공동 기고한 글에서 “중국에서 사업을 하는 기업인들은 중국 경제 3분의 1 이상을 장악하고 있는 중국 공산당과 어떤 형태로든 관계를 맺을 수밖에 없다”며 표적 탄압이라고 지적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관세가 경제에 미칠 영향을 분석한 골드만삭스 보고서가 마음에 들지 않는다면서 데이비드 솔로몬 CEO를 공개적으로 조롱하기도 했다. 그러면서 “골드만삭스는 관세로 수조 달러가 들어오고 있는데도 이를 인정하지 않는다”며 해당 보고서를 작성한 수석 이코노미스트를 해고하라고 압박했다.
②자기 뜻 안 따르면 숙청
트럼프 대통령이 자기 뜻에 반하는 인사들을 내쫓는 것은 시 주석이 권력 강화를 위해 지속적으로 측근을 숙청하는 것을 떠올리게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일자리 통계가 나쁘게 나왔다는 이유로 노동통계국장을 해임한 것이 대표적인 예다. 이는 국가가 경제 통계 작성에 개입한다는 의혹을 받는 중국과 같은 길을 가는 것이라는 우려를 사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금리를 내리지 않는 제롬 파월 연방준비제도이사회(Fed·연준) 의장도 집요하게 공격해왔다. 그것도 모자라 이제는 파월 의장의 측근인 리사 쿡 연준 이사의 해임까지 요구하고 나섰다. 쿡 이사가 과거 주택담보대출을 위해 은행 서류를 조작했다는 이유에서다. 이는 연방주택금융청이 쿡 이사의 거래 기록을 탈탈 털었다는 뜻이다.
③민간기업 의사결정까지 쥐락펴락
코카콜라 마니아로 유명한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달 코카콜라 CEO에게 옥수수 시럽을 사탕수수 설탕으로 대체하라고 지시했다. 사탕수수가 옥수수 시럽보다 건강에 더 좋다는 과학적 증거가 없는데도, 트럼프 행정부의 ‘미국을 다시 건강하게’(MAHA) 기조에 맞추라고 기업을 압박한 것이다. 대통령이 개별 기업의 사업 방식에 이 정도로 시시콜콜 개입하는 것은 얼마 전까지 상상도 할 수 없었던 일이다. 원료 교체가 코카콜라 매출에 미칠 영향은 트럼프 대통령이 아닌 이사회와 주주의 몫인 것을 감안하면 반자본주의적인 개입이다.
트럼프 행정부는 앞서 일본제철의 US스틸 인수를 허락하는 조건으로 미국 정부가 ‘황금주’를 가지겠다고 해 논란을 부른 바 있다. 미국 정부가 특정 기업의 의사결정에 실질적인 ‘거부권’을 행사하겠다는 것으로, 이 역시 전례가 드물다.
④이윤과 지분 강요
트럼프 행정부의 노골적인 국가자본주의화는 기발한 방식으로 계속 진화하는 중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반도체 기업인 엔비디아와 AMD에 중국 수출을 허가하는 대가로 중국에서 올린 수익의 15%를 정부에 납부하라고 요구했다. 수출 통제를 해제해 줄 테니 사실상 ‘수출세’를 내라고 강요한 것이다. 이는 뇌물이나 협박에 해당할 수 있다고 미국의 경제·법 전문가들은 지적한다.
트럼프 행정부는 급기야 반도체법에 따라 보조금을 받고 미국에 공장을 짓는 기업들의 지분 인수를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로이터통신은 삼성과 TSMC, 인텔 등이 대상으로 거론된다고 보도했다. 미국의 반도체 부흥을 위해 해외 반도체 기업 공장을 자국 내 유치하는 대가로 보조금을 주겠다고 해놓고는 그 대가로 지분을 가져가겠다는 것이다. 하워드 러트닉 상무장관은 의결권을 행사하지 않겠다고 밝혔지만, 이종환 상명대 시스템반도체 교수는 “누가 처음부터 경영간섭을 하겠다고 말하겠나. 트럼프 행정부의 행보를 보면 앞으로 어떻게 전개될지 알 수 없다”고 말했다. “AI 반도체는 군사적으로도 활용될 수 있어 트럼프 정부가 어떻게든 장악력을 높이려 할 것”이란 우려다.
그러나 ‘자유시장 경제’를 설파해왔던 미 상공회의소를 비롯한 기업 단체들은 조용하기만 하다. CNN은 “조 바이든 행정부 시절에는 메디케어 가격 협상 조항을 두고서도 ‘정부가 견제받지 않는 권한’을 남용하고 있다고 소송을 제기했던 상공회의소가 정작 트럼프 정부의 공격적인 민간 기업 개입에는 아무런 언급을 하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소넨펠트 교수 등은 포천에 “트럼프 행정부의 행보는 맘다니를 (자본주의의 상징인) 록펠러처럼 보이게 만드는 효과를 내고 있다”면서 “미 기업인들이 트럼프 대통령의 시장 자본주의 공격에 무릎을 꿇고 있다”고 말했다.
MBC 지배구조를 개선하는 내용의 방송문화진흥회법 개정안이 21일 국회를 통과했다. 국민의힘이 이날 필리버스터(무제한 토론)에 돌입한 한국교육방송공사(EBS)법이 22일 가결되면 ‘방송 3법’ 입법이 모두 마무리된다. 노동조합법 2·3조 개정안(노란봉투법)과 상법 2차 개정안도 여당 주도로 본회의 처리 수순을 밟을 것으로 전망된다.
국회는 이날 열린 본회의에서 출석 의원 171명 중 찬성 169명, 반대 1명, 기권 1명으로 방문진법 개정안을 가결했다. 국민의힘은 표결에 불참했다. 이 법안은 7월 임시국회 마지막 날인 지난 5일 본회의에 상정돼 국민의힘의 필리버스터를 거쳤고, 8월 임시국회 본회의 첫날인 이날 첫 안건으로 곧바로 표결이 이뤄졌다.
개정 방문진법은 MBC 지배구조를 개편하는 내용이 핵심이다. MBC 대주주인 방문진 이사를 9명에서 13명으로 늘리고, 이사 추천 주체를 국회 교섭단체 정당과 MBC 시청자위원회·임직원, 방송미디어 관련 학회, 변호사 단체 등으로 확대했다. 사장 후보 국민추천위원회를 설치해 사장 임명 방식 절차도 바꿨다.
이재명 대통령은 이날 페이스북에 “오늘 방문진법 통과로 공영방송의 독립성과 국민의 알 권리를 보장하는 법적 기틀이 마련된다”며 “이용마 MBC 기자가 평생 꿈꿔왔던 공정하고 투명한 언론 환경을 향한 첫걸음을 내디딘 것”이라고 밝혔다.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장인 최민희 민주당 의원은 페이스북에 “이용마 기자의 기일인 오늘 MBC 독립을 위한 방문진법이 통과돼 더욱 뜻깊다”고 적었다. 이 기자는 경영진의 편파·왜곡 보도에 항의해 2012년 MBC 파업을 주도하다 해고됐다. 2019년 암 판정을 받고 사망했다.
EBS 이사를 9명에서 13명으로 늘리고 이사 추천 주체를 넓히는 EBS법 개정안은 이날 본회의에 상정됐다. 국민의힘은 필리버스터를 하며 법안 처리에 반대했다. 첫 주자로 나선 최형두 의원은 “국민의 재산인 지상파와 국민의 방송을 국민으로부터 위임받지 않은 사람에게 넘겨도 되느냐”라며 헌법에 위반된다고 주장했다.
EBS법 개정안은 22일 본회의 문턱을 넘을 것으로 예상된다. 민주당 의원들이 이날 오전 10시43분 필리버스터 종결 동의를 제출해 국회법에 따라 24시간이 지난 후에는 종결 동의 표결이 이뤄진다. 이후 범여권 의원들 주도로 EBS법 개정안을 가결할 것으로 전망된다.
EBS법까지 처리되면 ‘방송 3법’ 입법이 모두 마무리된다. KBS 지배구조를 바꾸는 방송법 개정안은 지난 5일 국회를 통과했고 이 대통령이 지난 18일 공포했다. 방송 3법은 윤석열 정부 당시 민주당 주도로 두 차례 본회의에서 가결됐지만 윤석열 전 대통령의 재의요구권(거부권) 행사로 폐기된 바 있다.
민주당과 정부가 재계의 반발에도 입법을 마무리하겠다고 공언한 노란봉투법과 상법 2차 개정안도 조만간 처리될 것으로 보인다. 국민의힘 전당대회가 열리는 22일에 본회의를 진행하지 않기로 합의한 민주당은 오는 23~24일 두 법안이 본회의에 상정되면 순서대로 처리할 방침을 갖고 있다. 국민의힘은 두 법안에 대해서도 필리버스터를 하겠다고 밝힌 상태다.
이날 본회의에서는 추미애 민주당 의원이 신임 법제사법위원장으로 선출됐다. 이춘석 무소속 의원이 주식 차명 거래 의혹으로 민주당을 탈당하고 법사위원장직을 사퇴한 데 따른 것이다. 6선의 추 위원장은 문재인 정부에서 법무부 장관을 지냈다. 추 위원장은 “검찰과 언론, 사법개혁 과제를 완수하라는 국민의 명령으로 받아들인다”며 “권력기관 개혁을 더는 미루지 않고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아무리 머리를 싸매고 고민을 해도 해결되지 않던 문제의 답이 의외로 산책을 하거나 잠을 자고 난 뒤 떠오르는 수가 있다.
뇌과학자인 정민환 KAIST 교수(64)에 따르면 우리 뇌에는 특정 과제를 수행할 때 활성화되는 ‘과제 네트워크’와 내적 사고를 할 때 활성화되는 ‘디폴트 네크워크’가 있다. 디폴트 네트워크는 우리가 멍하니 쉬고 있을 때도 작동한다. 이 과정에서 자신도 모르게 새로운 아이디어가 떠오르는 것이다.
지난 18일 경향신문사에 만난 정 교수는 “인간을 다른 동물과 다른 특별한 종으로 만드는 것은 상상력, 창의력, 혁신 능력이며 이는 뇌의 자발적 활동과 밀접한 관계가 있다”고 말했다.
최근 출간된 <기억의 미래>(푸른숲)은 인간만이 지닌 혁신 능력의 원천인 뇌신경망의 구조를 설명한 교양과학서다. 책은 2023년 미국 콜롬비아대학교 출판부에서 나온 의 한국어판으로, 뇌과학에 관심이 있는 독자를 상정했던 영어판과는 달리 뇌과학 지식이 없는 일반인도 이해할 수 있게 구성했다.
뇌의 기억 메커니즘은 컴퓨터와는 다르다. 컴퓨터는 정해진 위치에 정보를 저장하고 필요할 때 그 정보를 꺼낸다. 정보 자체는 저장할 때나 꺼낼 때의 차이가 없다. 뇌에서는 하나의 신경망에 여러 정보가 겹쳐지는 방식으로 정보가 저장된다. 이 때문에 우리 기억은 저장될 때마다 조금씩 바뀌는데, 여기에 인간만이 갖는 창의성의 비밀이 숨어 있다.
인간의 혁신 능력과 관련해서 흥미로운 점은 뇌에서 기억을 담당하는 부위인 해마가 상상에도 관여한다는 점이다. 해마는 사건의 궤적을 저장할 뿐만 아니라 일어나지 않은 사건을 상상할 수도 있다.
“우리의 기억은 과거를 그대로 저장하기보다는 미래를 대비하기 위한 것입니다. 한정된 경험을 바탕으로 시뮬레이션을 하는 거죠. 어떤 사건을 정확하게 기억하는 것보다는 여러 가지 시뮬레이션을 해두는 것이 생존에 훨씬 유리하기 때문일 겁니다.”
시중에는 창의성을 키워준다는 책들이 쏟아지고 있지만, 정 교수는 창의성을 억지로 키울 수는 없다고 말했다. “쉬거나 자고 있을 때도 기억들이 조합이 돼서 새로운 아이디어가 떠오르는 건 누구나 다 가지고 있는 능력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억지로 키울 수는 없어요. 우리가 할 수 있는 최선은 다양한 분야에 관심을 기울이고 그 안에서 사고의 폭을 넓히는 것입니다. 독서가 가장 효율적인 방법입니다.”
정 교수에 따르면 현행 AI는 1000억개의 신경세포와 100조개의 시냅스를 지닌 복잡한 뇌를 “질적으로 조악하게 모사하는 수준”으로, “질적인 결함을 양(심층신경망의 층수와 엄청난 학습량)과 속도로 메우고” 있다. 뇌의 장점인 직관과 통찰, 공감 능력, 자기반성과 메타인지(생각에 대한 생각) 능력은 갖추지 못했다. 게다가 LED 전구 한 개(20와트)에 필요한 전력이면 충분한 뇌와 달리, AI는 엄청난 전력을 소모한다.
정 교수는 AI가 인간을 지배할 수 있다는 우려에 대해서는 단순히 계산 능력이 앞선다고 해서 인간을 지배할 수 있는 것은 아니라면서도 의사결정 권한을 AI에 과도하게 위임해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핵무기의 경우와 마찬가지로 AI를 어떻게 설계하고 누가 어떤 목적으로 사용하느냐를 인류가 스스로 결정해야죠.”
정 교수는 기초과학 분야 연구자들이 안정적으로 연구할 수 있는 제도적 지원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젊은 인재들이 의대로 쏠리는 건 안정적인 커리어 경로 때문입니다. 금전적 보상이 크지 않더라도 가슴을 뛰게 하는 연구를 안정적으로 할 수 있다면 연구자의 길을 걷겠다는 학생들이 많습니다. 대학-연구소-기업을 잇는 다양한 경로, 장기적인 펀딩, 연구자 중심 연구소 등 제도적 장치를 마련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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