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경기 전망 40개월째 부정적…제조업 부진 두드러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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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또또링 작성일25-06-30 07:29 조회3회 댓글0건관련링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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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경제인협회(한경협)는 매출액 기준 600대 기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7월 기업경기실사지수(BSI) 전망치가 94.6으로 집계됐다고 25일 밝혔다. BSI는 기준치인 100보다 높으면 전월과 비교한 경기 전망이 긍정적이고, 그보다 낮으면 부정적이라는 의미다. BSI 전망치는 2022년 4월(99.1)부터 매달 기준치에 미치지 못하며 역대 최장 부진 기록을 경신 중이다
업종별로는 제조업이 86.1, 비제조업이 103.4를 기록하며 큰 차이를 보였다. 제조업 BSI는 작년 4월부터 1년 4개월째 부진한 모습을 보였다. 비제조업 BSI(103.4)는 전월(93.5) 대비 9.9포인트 상승하며 7개월 만에 반등에 성공했다.
제조업 세부 업종별로는 식음료 및 담배(112.5)가 호조 전망을 보였다. 기준선 100에 걸친 목재·가구 및 종이(100.0)를 제외한 나머지 8개 업종은 부진이 예상된다. 미국, 중국 등 주요 수출 대상국의 하반기 성장 둔화 등으로 제조업 전반에 부정적인 경기 심리가 확산한 데 따른 것이라고 한경협은 풀이했다.
비제조업 세부 업종(총 7개) 중에서는 여가·숙박 및 외식(150.0), 운수 및 창고(111.5), 도소매(106.4)가 긍정적 전망이 제기됐다. 이외의 4개 업종은 부진이 전망됐다.
조사 부문별 BSI는 투자(93.2), 고용(95.2), 자금 사정(89.8), 내수(94.1), 수출(91.0), 채산성(94.9), 재고(103.7·재고는 100을 넘으면 과잉으로 부정적) 등 모든 부문에서 부정적이었다.
6월 BSI 실적치는 93.5로 집계됐다. 2022년 2월(91.5)부터 3년 5개월 연속 부진세가 이어지고 있다.
이상호 한경협 경제산업본부장은 “수출시장 다변화, 통상 갈등에 대한 사전 대응체계 구축 등을 통해 제조업 수출 경쟁력 제고를 위한 노력을 이어가야 한다”고 말했다.
수심 5m 깊이로 내려가자 ‘해초 숲’이 너울거렸다. 모자반과 감태, 대황이다. ‘해초 숲속 오솔길’을 지나며 손바닥만 한 물고기와 수시로 눈이 마주쳤다. 고개를 들어보면 햇빛에 반사된 하늘빛 수면이 일렁였다. 더 깊이 내려가자 의외의 것들이 눈에 들어왔다. 라이터, 납 배터리, 전선 쓰레기 그리고 관광객이 떨어뜨린 것으로 보이는 작은 태극기 깃발이 보였다. 여기는 독도 바다 속이다.
대한잠수협회(KUDA)가 지난 14~15일 주최한 ‘독도 수중 정화 및 촬영 대회’에 동행했다. 관광·레저, 산업, 인명 구조 등 다양한 목적으로 스쿠버 다이빙을 하는 이들이 독도 앞 바다의 쓰레기 청소를 위해 전국 각지에서 모였다.
독도 입수는 쉽지 않다. 독도 일원(18만7554㎡)은 전체가 천연기념물(독도 천연보호구역)로 지정돼 있다. 스쿠버 다이빙을 하려면 해양수산부와 국가유산청, 독도 관리사무소 등의 허가를 받아야 한다.
까다로운 절차를 거쳐 활동을 승인받아도 날씨가 변수다. 울릉도 사동항을 출발해 독도로 향하는 배가 뜨는 날은 연평균 180일 정도다. 배가 독도 접안에 성공하는 날은 1년에 약 150일이다. 한해 30일은 배가 떠도 독도에 닿지는 못한다는 뜻이다. ‘3대가 덕을 쌓아야 독도에 갈 수 있다’라는 말이 전해 내려오는 배경이다.
강원도 강릉 주문진에 사는 함재율씨는 “독도 잠수는 오랫동안 저의 ‘버킷 리스트’(죽기 전에 꼭 하고 싶은 일)였다”며 “한국 사람이라면 누구나 마음이 뜨거워지는 무엇이 독도에 있지 않겠냐”고 울컥했다.
독도 입도 전날인 14일 울릉도 학포에서 배를 띄워 대풍감·삼막 인근 바다에 입수했다. 독도 입수를 앞두고 장비와 신체 여건이 잠수에 적합한지 알아보고, 울릉도 앞 바다 쓰레기도 줍기 위해서다.
이날 낮 수온은 18~19도. 울릉도 학포 주민 유영민씨는 “올해는 윤달이 끼어 수온 상승 속도가 예년보다 한 달가량 늦다”고 말했다. 바닷가 사람들은 이를 ‘미역이 아직 안 녹았다’고 표현한다. 미역은 냉수성 해조로 여름이 되면 엽상체(식물로 치면 잎에 해당하는 부위) 끝부분이 흐물해지기 시작하는데, 올해 수온은 아직 20도를 넘기지 않았다는 뜻이다.
5mm 수트를 입고 입수하니 처음엔 차가운 느낌이었지만 이내 편안해졌다. 수심 25~30m까지 내려갔다. 돌 사이에 낀 폐어구가 여기저기 눈에 들어왔다. 다이버들은 문어잡이 배가 던졌다가 수거하지 못한 통발을 건져올렸다.
전국 곳곳의 바다는 조업 쓰레기로 몸살을 앓는다. 채낚기 어선이 주로 다니는 울릉도 앞바다는 사정이 그나마 나은 편이다. 그물망 조업이 주를 이루는 바다에선 폐그물이 무더기로 나온다.
수시로 바다에 들어가는 다이버들은 해마다 높아지는 울릉도 앞바다의 생태 환경 변화를 체감한다고 했다.
이틀간의 잠수에서 자리돔 떼의 큰 무리를 쉽게 찾아볼 수 있었다. 2010년대에만 해도 울릉도에 살지 않던 자리돔은 이제는 이 구역 대표 어종이 되었다. 몸 길이 70㎝ 안팎의 참돔떼를 목격한 것도 다이버들 사이에서 화제였다. 통영 앞바다에서나 나오던 참돔떼가 수온이 높아지자 울릉도까지 올라온 것으로 보인다. 제주도나 남해에서 주로 보이는 붉바리와 능성어 개체가 늘어났다는 이야기도 나왔다. 강원도 강릉에선 이제 열대어도 나타난다.
김윤배 울릉도·독도해양연구기지대장 연구팀은 이례적으로 뜨거웠던 지난해 여름, 울릉도와 독도 해역에서 첫 서식이 확인된 14종 가운데 8종이 열대성 어류였다고 전했다. 김 대장은 “울릉도·독도 해역은 한반도 주변 해역 중 가장 급격하게 표층수온이 증가하고 있는 곳으로, 이에 따라 해수면도 우리나라 연안 중 가장 빠르게 상승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지난해 독도 연안의 표층수온이 20℃를 넘긴 날은 147.2일로 2013년 이후 가장 길었다. 표층수온이 28℃를 넘었던 날은 28.7일로 관측 이래 가장 길었다. 기간을 넓혀 보면 변화는 더욱 와닿는다. 1960년대에는 이곳 바다 표층수온이 20℃보다 높았던 일수가 약 83일이었다. 2020년대에는 연 평균 약 141일이다. 두 배 가까이 증가한 것이다.
울릉도가 위치한 동해안은 해수면이 연 평균 3.46mm씩 높아지고 있다. 관측 지점별로 보면 울릉도의 해수면 상승폭이 연 5.1mm로 전국에서 가장 크다.
“바다 밑에 알록달록한 새로운 물고기들이 좀 있던가요? 떠난 이들이 있으면 새로운 것들이라도 와서 살아야지….”
40년간 울릉도에 거주한 주민 A씨는 잠수 활동을 마치고 올라온 기자에게 이렇게 물었다. 찬물에 주로 사는 오징어와 대구는 울릉도 인근 해역의 대표 어종이었으나 지금은 개체수가 급감했다. A씨는 “텅 빈 바다가 되는 게 가장 큰 걱정”이라고 말했다.
동해안 바다에 수시로 잠수하는 서원기씨는 “매년 물속 생태계가 빠르게 바뀌는 게 느껴진다”고 했다. “바다를 즐기려는 사람들을 데려갔는데 아무 것도 없는 상황이 가장 두렵다”고도 했다.
국내 연안에서도 암반에 석회가 달라붙어 바위가 새하얗게 변하고 해조류가 자라지 못하는 갯녹음(백화) 현상이 빈발하고 있다. 수온 상승과 환경오염이 주요 원인이다. 해조로 ‘숲’이 우거져야 할 자리가 텅 비게 되면 생태계는 빠르게 무너진다.
다이버들은 그래도 독도와 울릉도 앞바다가 지금껏 본 국내 어디보다 맑고 깨끗하다고 입을 모았다. 8년차 다이버 김수진씨는 “암초 구멍 사이에서 동해비늘베도라치를 발견한 게 특히 기억에 남는다”며 “앞으로도 국내 바다의 수중 생물을 계속 찾고 기록할 계획”이라고 했다.
대한잠수협회는 독도와 울릉도 일대 바다를 청소하고 수중 환경을 기록하는 활동을 매년 펼칠 계획이다. 오는 연말에는 이번 행사에서 촬영한 사진 전시회도 연다.
지역 관광지를 찾는 수요가 늘면서 지난해 4분기 강원 양양과 경기 가평 등에선 거주민의 10배가 넘는 외지인이 방문한 것으로 집계됐다.
행정안전부와 통계청이 26일 공개한 ‘2024년 4분기 인구감소지역 생활인구 산정결과’를 보면, 지난해 4분기 전국 89개 인구감소지역의 생활인구는 10월 3092만명, 11월 2796만명, 12월 2244만명으로 집계됐다. 이는 3분기에 비해 다소 감소한 것으로, 지난 겨울 대설 등의 영향으로 야외 활동이 줄면서 생활인구가 감소한 것으로 보인다고 행안부는 설명했다.
생활인구는 지역에 거주하는 주민등록인구와 등록 외국인 수를 합한 ‘등록인구’와 월 1회·하루 3시간 이상 머무는 비거주자인 ‘체류인구’를 합한 개념이다. 정부는 ‘인구감소지역 지원 특별법’에 따라 지난해부터 89개 인구감소지역의 생활인구를 산정하고 있다.
월별로 보면, 10월 생활인구 중 체류인구는 약 2603만명으로 등록인구(약 490만명)의 5.3배를 기록했다. 11월과 12월 체류인구는 각각 2308만명, 1757만명으로 등록인구의 4.7배, 3.6배 수준으로 줄었다.
지역별로는 강원 양양, 경기 가평, 인천 옹진, 전북 무주, 충북 단양 등 11개의 지방자치단체에서 등록인구의 10배가 넘는 체류인구가 방문했다. 이중 ‘서핑의 성지’로 불리는 양양은 지난해 3분기에 이어 겨울철인 4분기에도 외지인들의 방문이 많았다. 양양의 등록인구 대비 체류인구는 10월 17.3배로 조사 대상 중 1위, 11월은 11.8배로 2위, 12월엔 10.3배로 3위를 각각 차지했다.
체류인구의 1인당 평균 카드사용 금액은 10월 11만1000원, 11월과 12월은 각각 11만4000원, 12만4000원이었다. 이들의 4분기 신용카드 사용액이 해당 지역 전체 생활인구 사용액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약 37∼43%로 집계됐다.
행안부 관계자는 “평균 체류일수 3.6일, 평균 체류시간 12.1시간에 불과한 체류인구의 소비가 지역경제 침체 압력을 완화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보여준 것”이라며 “특히 대구 군위, 강원 고성, 강원 평창과 양양 등 4곳은 체류인구가 등록인구의 두 배 이상을 소비하며 지역경제를 뒷받침했다”고 말했다.
“하루하루 너에게 가까이 가는 날이니, 우리 곧 만나자. 우리 딸 생일 축하해.”
이태원 참사 희생자 이상은씨의 스물여덟 번째 생일잔치가 27일 오전 서울 마포구의 한 식당에서 열렸다. 보라색 앞치마를 입은 상은씨 어머니 강선이씨(55)는 눈가를 훔치며 기자에게 말했다.
‘상은이 없는 상은이 생일잔치’는 올해로 세 번째다. 상은씨 가족은 상은씨 생일이 되면 또래 청년들에게 무료 식사를 대접했다. 강씨는 “(상은이가 있었다면) 생일날 같이 밥을 먹었을 텐데”라며 “상은이 또래 친구들에게 따뜻한 한 끼 대접하고 싶은 엄마, 아빠의 마음으로 식사를 준비했다”고 말했다. 첫 번째 생일잔치에는 이태원 참사 희생자 숫자인 159명에게 식사를 대접했다. 지난해부터는 인원에 제한을 두지 않았다.
상은씨는 없지만 생일잔치는 준비하는 사람들과 손님들로 풍성했고 떠들썩했다. 점심시간이 되자 4인석 식탁 20여개가 가득 들어찼다. 생일상 메뉴는 돼지고기 김치찌개. 후식으론 복숭아와 토마토, 약과였다. 상은씨 부모님과 이모 외에도 참사 희생자 유족 7명이 일손을 보탰다. 참사 희생자 신애진씨의 어머니 김남희씨(51)는 손님들에게 자리를 안내하며 “이런 날일수록 혼자 있는 게 참 힘든데, 곁을 지키고 싶은 마음에 생일잔치에 함께하게 됐다”고 말했다.
손님들은 각자 준비한 선물을 들고 모였다. 케이크, 과일, 꽃다발과 손편지 등이었다. 식당 입구 한 쪽에 마련된 추모 공간은 상은씨 생일 선물로 가득 찼다. 생일 축하 메모에는 “10·29 이태원 참사의 진실이 밝혀질 때까지 멈추지 않겠습니다”, “기억은 의무가 되었고, 진실은 반드시 도달해야 할 목표가 되었습니다” 등의 문구가 보였다.
상은씨와 일면식 없는 시민들도 자리를 채웠다. 베트남 하이퐁에 사는 A씨(59)는 “SNS에서 생일 포스터를 보게 됐는데 마침 시간이 맞아 오게 됐다”며 “참사 후 소리소문없이 희생자가 지워지는 것보다 이렇게 추모하는 게 뜻깊은 것 같다. 어쩌면 상은씨는 하늘에 가서도 큰일을 하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박평화씨(27)는 “유족들이 연대하며 우울한 감정을 이겨내는 걸 보니 시민으로서 참 다행”이라고 말했다.
케이크 촛불은 상은씨 부모님이 불었다. 어머니 강씨는 “엄마가 잘 버티고 있다. 상은이 살았던 이 나라가 아름다웠기를 바란다”며 “이곳이 앞으로 더 아름답고 안전할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다. 잘 지켜봐 달라”고 말했다. 상은씨 아버지 이성환씨(59)는 “좋은 날이라 딸이 더 생각난다”며 “갓난아이에게 ‘우리 잘해보자’ 이야기했던 게 기억난다”고 말했다. 상은씨 고등학교 친구 김승현씨(28)는 “상은이가 미국에 엄청 가고 싶어 했는데, 제가 최근에 미국에 다녀왔다”며 “상은아, 덕분에 나 미국 잘 갔다 왔어. 보고 싶다”고 말했다.
잔치 참석자들은 진상 규명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심규협씨(36)는 “최근 시작된 이태원 참사 특별조사에서 진상 규명이 되고, 책임자를 처벌해 더이상 유가족이 길거리에서 싸우지 않길 바란다”고 했다. 강씨도 “정권도 바뀌었으니 진상규명, 피해자 명예회복, 재발 방지 등 특별법에서 명시하는 목적에 맞게 조사해 우리의 응어리를 풀어줬으면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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