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가 신임 검사 6명 등을 충원하면서 8개월 만에 정상적인 체계를 갖췄다. 해병대 채모 상병 사망 및 수사외압 의혹 사건과 12·3 불법계엄 사건 등 그동안 진행하던 주요 수사에서 더 속도를 낼지 주목된다.
공수처는 지난 26일자로 검사와 수사관 전보 인사를 하고 네 개 수사조직 체계를 갖췄다. 공석이었던 수사 1·2부장은 최근 임용된 검사 출신 나창수·김수환 부장검사가 각각 맡았다. 수사 3·4부장은 이대환·차정현 부장검사가 그대로 담당한다. 수사4부에는 다른 부서에 없는 부부장검사직이 생겼다. 수사3부 박상현 검사가 부부장 검사로 승진해 수사4부로 옮겼다. 공수처 관계자는 27일 정례브리핑에서 “여러 근무 기간 등을 고려해 부부장 제도를 부활시켰다”고 말했다.
기존 수사 3·4부에서 진행한 주요 수사는 채 상병 사망 및 수사외압 의혹과 내란 사건 등이다. 이들 사건은 재배당하지 않고 기존 수사부가 맡을 예정이다. 현재 채 상병 관련 사건은 수사3부가, 내란사건은 수사4부가 수사 중이다.
공수처는 채 상병 관련 사건 수사를 12·3 불법계엄 사태 이후 잠정 중단했다가 지난달 재개했다. 공수처는 지난 8일 대통령비서실과 국가안보실을 압수수색했다. 이 압수수색에서 채 상병 사건 수사 외압과 관련해 2023년 7월31일 ‘VIP(윤 전 대통령) 격노설’이 불거졌던 국가안보실 회의 참석자 명단 등 유의미한 자료를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채 상병 사건에서 핵심 피의자인 임성근 전 해병대 1사단장의 휴대전화 디지털포렌식 선별 절차는 지난 10일 모두 마무리됐다.
이 사건의 또 다른 핵심 피의자인 이종섭 전 국방부 장관 수사에도 속도가 붙을지 관심이 쏠린다. 공수처는 지난해 1월 유재은 전 국방부 법무관리관과 김계환 전 해병대 사령관 등 주요 관계자들을 대상으로 압수수색을 벌였다. 공수처의 압수수색 이후 외교부가 이 전 장관의 주오스트레일리아(호주) 대사 임명을 위한 ‘아그레망(주재국 임명 동의)’을 호주 외교부에 요청한 사실이 알려지기도 했다. 더불어민주당은 지난해 3월 이 전 장관의 주호주 대사 임명 출국과 관련해 윤석열 전 대통령과 박성재 법무부 장관, 조태열 외교부 장관 등을 공수처에 고발해 수사가 진행 중이다.
공수처는 내란 사건과 관련한 수사도 이어가고 있다. 공수처는 ‘불법계엄 모의 의혹’이 제기된 원천희 국방부 국방정보본부장(중장)을 지난 23일 군검찰에 이첩했다. 공수처는 생산한 내란 관련 사건 기록만 2500쪽에 달한다고 밝혔다. 공수처 관계자는 이날 브리핑에서 “저희가 기소할 수 있는 부분은 아니어서 (혐의 유무는) 군검찰이 판단하지 않을까 싶다”며 “경찰 간부 수사는 진행 중이고 참고인 소환조사도 계속 이뤄지고 있다”고 말했다.
수사 3·4부에서는 심우정 검찰총장의 딸 특혜채용 의혹, 술 접대 논란이 제기된 지귀연 서울중앙지법 부장판사 사건, 김건희 여사에 대해 불기소 처분을 내린 이창수 서울지검장 등 도이치모터스 수사팀 고발 등에 대한 수사도 진행 중이다. 이 사건 일부가 1·2부로 재배당될 것으로 보인다. 이르면 이번 주에 수사가 배댱될 수 있다. 다만 신규 임용검사들이 기록을 검토하고 사건을 숙지하는 등 시간이 필요해 수사 배당이 되고 본격 수사를 진행하는 데까지는 어느 정도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인스타 팔로워 구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