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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선의 인물과 식물]정영방과 연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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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또또링 작성일25-07-31 14:46 조회1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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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정원이 대세다. 순천만과 태화강 등 국가정원이 2곳, 지방정원은 15곳이나 된다. 전 국민의 호응이 뜨겁다. 이제 먹고살 만하니까 정원에 눈을 돌린다고 생각할 수도 있지만, 오염과 인공시설물로 뒤덮인 도시의 숨구멍이 정원이기 때문이다.
옛날 사람들도 정원을 가꿨을까? 자연에 기댄 위락 공간이 우리 시대 정원이라면, 예전에는 철학적 담론과 문화 교류의 장이 정원이었다.
경북 영양에는 전통 정원의 대표 중 하나인 서석지(瑞石池)가 있다. 퇴계 학풍을 이어받은 정영방(鄭榮邦)이 조성한 원림이다. 그는 당파싸움에 찌든 조정을 멀리하고 고요한 영양으로 거처를 옮겨 ‘거경궁리’와 ‘주일무적’이라는 화두를 잡고 공부에 전념했다. 스승인 정경세가 벼슬길에 나설 것을 권하자 그는 학문에 매진할 수 없고, 명예를 더럽힐 수 있다며 고사했다. 마을 뒷산의 이름을 주자가 살던 지명을 따라 자양산이라 짓고, 그 아래 원림을 꾸몄다.
덕을 숨기고 벼슬에 나가지 않았던 그는 연꽃의 기품을 흠모했다. ‘진흙 속에서 나왔으나 진흙에 물들지 않고, 맑은 물결에 씻어도 요염하지 않은’ 연꽃이 군자의 모습이기 때문이었다. 그가 원림을 조성하며 연꽃을 심으려 마당을 파자 돌들이 나왔다. 크고 작은 돌 수십개가 땅속에 웅크리고 있었다. 그는 ‘상서로운 돌(瑞石)’로 생각하며 무척 기뻐했다. 땅속에 숨어 있던 하얀 돌에서 군자를 지향하던 자신을 발견했을지도 모를 일이다. 그는 십여개의 돌에 신선이나 용, 꽃, 나비 등을 닮았다며 각각의 이름을 지어주며 숨을 불어 넣었다.
연못의 한쪽에는 사우단(四友壇)을 두어 소나무·대나무·매화·국화를 심었는데, 모두 절개, 지조 등을 상징하는 식물이다. 대문 옆에는 은행나무를 심어 공자를 기렸다. 이 모든 것을 굽어볼 수 있는 곳에 성리학의 정신인 경(敬)을 실천하는 정자를 세웠으니, 서석지는 단순히 꽃과 나무, 돌과 물을 완상하는 원림이 아니다. 성리학적 사상을 물리적 공간에 투영시켜, 자연 이치를 궁구하고 도덕적 정진을 추구하는 사유의 원림이었다.
지금 정원의 세계적 추세는 자연주의다. 정영방은 이미 400여년 전에 성리학에 기초한 자연주의 정원을 꾸민 철학자였다. 그는 자신을 내세우지 않고 하늘과 땅의 뜻에 따라 원림을 꾸몄으니, 서석지는 천지인의 합작품이라 할 수 있다. 이보다 더 자연주의 사상에 입각한 정원이 또 어디 있으랴.
금융당국 조직개편안을 두고 막판 이견이 돌출되면서 국정기획위원회 내 기류 변화가 일고 있다. 국정기획위는 최근 제기된 의견들을 고려해 금융감독원의 금융소비자 보호 기능 분리 등을 원점 재검토할 가능성까지 열어두고 고심을 이어가고 있다.
27일 여권 관계자들에 따르면 국정기획위 조직개편 태스크포스(TF)는 당초 대통령실에 보고한 조직개편안을 변경할 가능성을 열어두고 추가 논의를 진행하고 있다. 한 여권 관계자는 “일부 인사들은 당초 내놓은 방향대로 갈 것을 원하고 있으나, 논란을 고려해 논의 기류가 바뀔 가능성도 적지 않다”고 말했다.
앞서 국정기획위는 금융위원회의 국내 금융정책 관련 업무를 기획재정부로 이관해 기재부가 가진 국제금융 기능과 통합하고, 금융위의 감독 업무는 금감원과 통합하는 내용의 초안을 대통령실에 보고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금감원에 소속된 금융소비자보호처를 ‘금융소비자보호원’(금소원)으로 분리하고, 의결기구로서 ‘금융감독위원회’를 신설하는 안도 포함됐다.
하지만 금소원 분리 등과 관련해 이견이 나오면서 조직개편 변수가 커지고 있다. 최근 금감원 73개 부서 직원 1539명은 “금소원을 별도 조직으로 신설하면 금융소비자 보호의 실효성이 낮아질 것”이라는 호소문을 발표했다. 국정기획위 한 관계자는 “금감원 직원들의 호소문을 두고 내부에서 이야기가 있었다”며 “쉽게 무시할 수 있는 사안은 아닐 것”이라고 말했다.
금융위의 감독 업무를 금감원과 통합하는 방안도 직원들의 직위나 대우에 관한 문제가 남아 있다. 금융위 직원들은 공무원이지만 금감원 직원들은 민간인 신분이기 때문에 통합 시 직위나 대우 등을 정리하는 것이 간단치 않기 때문이다.
대통령실은 이 문제에 대해 국정기획위에 더 고민해줄 것을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금융정책을 통합한 부서를 어디에 둘지도 의견차가 커졌다. 윤준병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국정기획위의 방향과 달리 기재부의 국제금융 기능을 금융위로 이관하는 내용의 정부조직법 개정안을 최근 발의하기도 했다. 여권 관계자는 “기재부의 힘을 빼야 하는 시점에 (다수 직원들이) 원하는 부서(국제금융)를 그대로 유지하고, 국내금융 기능까지 몰아주는 것은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다.
국정기획위는 당초 이달 말쯤 조직개편 방향을 확정·발표하려 했으나, 추가 논의 뒤 다음달 13일쯤 조직개편안을 대국민 보고 형식으로 발표하는 쪽에 무게를 두고 있다.
경찰이 가족·친인척 등을 동원해 방송 심의 민원을 넣었다는 의혹을 받은 류희림 전 방송통신심의위원장(사진)의 업무방해 혐의가 인정되지 않는다고 판단했다. 류 전 위원장이 민원사주 의혹을 폭로한 공익제보자에게 불이익을 준 혐의만 인정해 검찰에 넘겼다. 늑장수사에 이은 사실상 봐주기 수사라는 비판이 쏟아졌다.
서울 양천경찰서는 28일 류 전 위원장의 업무방해 혐의는 불송치하고, 이해충돌방지법 위반 혐의만 검찰에 송치했다고 28일 밝혔다. 경찰은 최근 고소인 등에게 이런 내용의 수사 결과 통지서를 보냈다.
류 전 위원장은 2023년 9월 가족과 지인에게 뉴스타파의 ‘김만배 인터뷰’를 인용한 보도들을 심의해달라는 민원을 넣도록 하고, 해당 심의 절차에 참여했다는 의혹을 받았다. 이런 사실이 폭로되자 공익신고자를 색출하기 위해 개인정보 유출 경로를 확인한다는 빌미로 감사를 벌였다는 비판도 받았다. 이에 더불어민주당과 시민단체는 류 전 위원장을 업무방해와 이해충돌방지법 위반 등 혐의로 고발했다.
핵심 쟁점은 류 전 위원장이 사주한 민원을 방심위원들이 진짜 민원으로 오인·착각해 심의함으로써 위계에 의한 업무방해가 있었는지 여부였는데 경찰은 해당하지 않는다고 봤다. 방심위가 내부 직원이 민원을 내는 것을 제한하지 않고 있다는 게 주요 이유였다. 또한 류 전 위원장의 사주가 있었다고 하더라도, 민원인이 취지에 동조했다면 진정한 민원이 아니라 단정할 수도 없다고 했다. 사주받은 민원과 ‘진정한 민원’이 섞여 있었으므로 ‘사주 민원’과 방송 심의 사이에 인과관계가 있다고 단정하기 어렵다는 판단도 내놓았다. 류 전 위원장이 뉴스타파 인용 보도 심의를 회피하지 않고 참여한 것은 ‘과태료 처분’ 사안이어서 역시 불송치했다고 경찰은 설명했다. 다만 경찰은 류 전 위원장의 감사 지시 등은 이해충돌방지법이 금지한 ‘불이익 조치’에 해당한다고 보고 검찰에 넘겼다.
경찰은 류 전 위원장의 민원사주 의혹에 대한 수사는 천천히, 공익제보자 관련 개인정보보호법 위반 수사는 신속하게 진행한다는 비판을 받았다. 경찰은 민원인의 개인정보 유출 의혹과 관련해 방심위 사무처와 노조 사무실, 방심위 직원 3명에 대한 압수수색을 줄줄이 진행했다.
반면 류 전 위원장에 대한 압수수색 등 강제수사는 한번도 없었고, 류 전 위원장 대면조사도 고발 1년 뒤에야 진행됐다.
류 전 위원장에게 ‘위원장 가족이 민원을 넣었다’고 보고했다는 사실을 부인하던 장경식 방심위 강원사무장은 지난 3월 국회에서 진술을 번복했다.
김성순 전 민주사회를위한변호사모임 미디어언론위원장은 “초기 수사가 미진해서 증거를 인멸할 시간을 준 것이나 다름이 없다”며 “공익신고자를 향한 수사처럼 류 전 위원장에 대해서도 수사했다면, ‘민원 사주’의 주동자가 누구인지 밝혀지고 다른 수사 결과가 나올 수 있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경찰이 사실상 민원 사주에 면죄부를 준 것이어서 방송심의 제도를 무력화시킬 수 있다는 우려도 나왔다. 심영섭 경희사이버대 미디어영상홍보학과 교수는 “방심위원이 마음만 먹으면 방송에 대한 민원을 사주하고 심의해도 수사기관이 입증을 못해 문제를 삼을 수 없는 제도가 된 것”이라고 말했다.
서울 마포구가 ‘대장~홍대 광역철도’ 111정거장(홍대입구역) 위치 변경을 위해 실시한 자체 용역을 바탕으로 국토교통부 등 관계기관에 역사 위치 변경을 공식 요청했다고 28일 밝혔다.
대장~홍대선은 부천 대장지구에서 홍대입구역을 잇는 광역철도다. 종착역인 111정거장은 홍대입구역 8번 출구 인근 레드로드 구간에 설치될 예정이다.
이 구간은 구가 ‘인파밀집 지역’으로 지정해 혼잡도 현황판 설치를 통해 실시간 관리를 할 정도로 유동 인구가 많다.
자체 용역 보고서를 보면 111정거장이 레드로드 일대에 설치되면 심각한 보행 정체가 발생하고 연말·연시·핼러윈 등에 보행 사고 위험이 높아질 것으로 나타났다. 공사 과정의 소음·진동·출입 제한 등에 따라 상가에 영업 피해도 생기고, 구에서 조성한 문화관광 인프라가 훼손될 것이라는 우려도 나왔다.
용역 업체는 이에 대한 대안으로 홍대입구역 사거리 방향을 역사 위치 변경안으로 제시했다. 구는 “변경 대상지로 꼽힌 홍대입구역 사거리 방향은 보도폭과 공간 확보 여건이 더 낫고 공사로 인한 갈등이나 피해 발생 가능성도 상대적으로 낮은 것으로 분석됐다”고 설명했다.
박강수 마포구청장은 “대장~홍대선은 마포구와 서북권 주민에게 매우 중요한 교통 인프라지만, 역사 위치 선정은 주민 안전과 상권, 미래를 고려해 신중히 접근해야 한다”며 “이번 용역을 통해 객관적 자료와 근거를 갖고 대안을 제시한 만큼 향후 실시계획 승인 과정에서 구의 입장이 반영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가장 어린 나이에 자신의 국적국에 의해 강제이주를 당한 이주민들이 있다. 한국 출신의 해외입양인들이다. 한국에서 해외로 입양된 아동 대부분은 아동복지시설을 거쳐 입양알선기관에 의해 외국의 양부모에게 인도된다. 2012년 입양특례법 개정 이전에는 외국인이 한국에 방문해 법원에서 입양 허가를 받지 않아도 입양이 가능했다. 1980년대 해외 언론은 한국의 입양 시스템을 비판하며, 마치 홈쇼핑하듯 아기를 선택해 입양할 수 있다는 의미로 ‘우편배달 아기(mail-order baby)’라는 표현을 썼다.
해외입양은 대한민국의 현대사와 함께한다. 한국전쟁 이후 전쟁고아 및 미혼모 자녀가 대거 발생하자 정부는 이들을 보호할 수단을 찾지 못한 채 외국으로의 입양을 적극 추진했다. 특히 이승만 대통령은 미군과 한국 여성 사이에서 출생한 아동을 미국으로 보내도록 지시했다. 그것이 비용을 들이지 않고 아동복지를 해결하려는 시도였는지는 분명치 않다. 하지만 이러한 방식은 곧 구조화됐고 점차 산업화됐다.
이렇게 입양된 이들은 1950년대부터 2000년대 초반까지 공식 통계로 17만명에 달하며, 비공식 누락 인원까지 포함하면 20만명을 넘는 것으로 추정된다.
하지만 해외입양은 ‘아동 최선의 이익’을 우선한 결정이 아니었다. 2025년 3월, 진실·화해를위한과거사 정리위원회는 1970~1980년대의 일부 해외입양 사건을 조사해 인권침해로 규정하고 국가의 공식 사과를 권고했다. 위원회는 한국 정부가 국내 아동복지 체계를 강화하기보다 경제적 관점에서 해외 입양을 적극 활용했고, 그 과정을 민간 알선기관에 일임하며 제대로 된 관리·감독을 하지 않았음을 지적했다.
위원회의 결정이 내려진 56건의 사건에서 심각한 인권침해 사례가 다수 드러났다. 친생부모를 알고 있음에도 아동의 호적을 새로 만들어 부모 동의 없이 입양을 추진한 ‘기아 호적’ 조작은 대표적이다. 이로 인해 해외입양인은 자신의 이름, 생년월일, 친부모의 존재를 알 수 없게 됐고 정체성 혼란과 심리적 고통에 시달리게 됐다. 심지어 입양 수속 중 아동이 사망하자 다른 아동으로 바꿔치기해 입양을 보낸 사례도 있었다. 양부모의 비협조로 인해 국적 취득이 불가능해진 해외입양인들도 있다. 현재 미국 내에서만 4만3000여명이 시민권 없이 외국인 신분으로 살아가고 있다.
많은 해외입양인이 한국에서 자신의 기록을 찾고 친부모를 만나기 위해 노력한다. 그러나 현행 입양특례법은 친생부모의 ‘명시적 동의’ 없이는 관련 정보를 제공하지 않도록 제한하고 있다. 프랑스로 입양된 마티유 성탄은 수면장애라는 희귀병 치료를 위해 친부모의 유전자 정보가 절실했지만, 아동권리보장원은 친생부모의 동의가 없다는 이유로 정보 제공을 거부했다. 누군가의 생명을 지키기 위해 입양이 정당화될 수 있다면, 같은 이유로 그 생명을 위한 정보 제공 역시 정당화되어야 한다.
현재 관련 조항에 대한 위헌법률심판이 진행 중이다. 해외입양인의 알권리를 보장하고, 이들이 자신의 존재와 역사를 되찾을 수 있도록 제도가 개편돼야 한다. 대한민국 정부가 ‘세계 1위 아동 수출국’ 오명을 벗기 위해 성찰과 책임을 다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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